@ 예그린씨어터 , pm08:00
이석준 - 랄프
우현주 - 낸시
정수영 - 아그네사
아동학대의 피해자인 살인자 랄프와 피해자의 엄마 낸시, 그리고 범죄자를 분석하는 아그네사. 세 배가 무대를 꽉 채우며 연기한다. 무대 뒷편에 가는 비닐에 싸여 가는 실로 매달려 있는 소품들은 유품, 피해자를 상징한다. 중앙에 거대한 테이블이 놓여있고 세 배우가 서로를 마주보며 앉아 극이 시작한다. 무겁고 어두운 공기가 극장을 휘감았다. 오랜만에 연극무대 특유의 기운을 느꼈다. 배우들의 기가 쩌렁쩌렁하고 날카로워서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석랄프는 또라이를 담담하고 충실하게 표현해 주는데 마지막에 낸시와 만난 후 가슴 부여잡고 쓰러지는 액션과 구후의 연기로 임팩트를 준다. 낸시는 랄프를 용서해줌으로써 랄프가 예전에 느꼈던 공포를 피해자에 대입시키고 결과적으로 죄책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한다. 가장 잔인한 복수를 한것. 낸시가 마지막에 상복을 입고 등장하는데 그녀의 표정은 묘하게 후련해 보였다. 아마 이 극에서 가장 희망이 있는 인물이지 않을까. 20년간 고통속에 살았지만.
세 배우가 프리뷰답지 않게 정갈하게 준비한걸 보여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량한 딕션도 좋았고.
그나저나 석옵은 킬미랑 프로즌 같이 하면 멘탈 괜찮은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