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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5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Riddah 2010. 5. 26. 14:51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배종옥 - 블랑쉬 뒤보아
이석준 - 스탠리
이지하 - 스텔라
오민석 - 미치
유안 - 유니스
한철훈 - 파블로
이현균 - 수금원,의사
김설 - 실비아,꽃파는여자,간호사
박해수 - 스티브,스탠리 더블




1. 에쿠우스 이후로 오랜만에 찾은 동숭홀! 드디어 욕망전차를 5월愛 티켓으로 2만원에 보고왔다. 스탠리는 석준님을 우선 점찍어두고 종옥님이랑 승비님이랑 고민하다가 종옥님으로 결정. 무대가 높지 않아서 1열에서 늠늠 잘 보고 왔다. 간만에 기침소리도 별로없는 조용한 관극이었음 T_T 마이크 없이 하는데 뒷자리나 2층은 대사전달이 잘 될런지 궁금했다. 난 딱 좋았거든.

2. 고향에서 집을 잃고 동생에게로 온 블랑쉬. 블랑쉬는 남의 친절함에 기대야만 사는 연약한 마음의 소유자 였다. 친척들이 야금야금 재산을 갉아먹고 남편은 죽었다. 봉급도 뚜렷하게 높은편도 아니었으니 좋은 집안에서 고운 아가씨로 자란 그녀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을터다. 지옥에서 싸우며 그걸 벗어나기 위해 현실을 잊기위해 나약한 마음이 깨지기 전에 위로를 받고 싶었던게 아닐까. 오랫동안 목욕을 하고 드레스를 입고 낯선 사람을 찾는것. 그런 그녀에게 스탠리+스텔라 부부의 집에서의 생활은 스트레스를 더욱 키우는 일이었을 거고. 특히 미치를 만나 안정을 찾을까 싶었더니 스탠리에 의해 깨져버리는게 참... 그러다 결국 미쳐가는 블랑쉬가 안쓰럽다. 그녀는 낙원을 찾을 수 있을까. 
마초적이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거친 짐승남 스탠리. 하지만 스텔라를 때리고 난 다음 두팔을 벌려 안아달라는 포즈를 취하며 용서를 빈다던지 라디오를 망가뜨린다음에 고쳐오는 거라던지 하는 모습이 다큰 어린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갖고 싶을건 가져야 하고 마음에 안드는건 부셔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가장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
고향의 부유함을 버리고, 아니 그것을 갉아 먹으려는 하이에나들에게서 벗어나 살고있는 스텔라. 블랑쉬가 어쩜 이런곳에서 사냐며 나무라지만 스텔라는 좁고 낡은 이 아파트가 좋다. 싸움을 피하고 현실에 순응하는 삶. 그녀는 언니를 위하지만 결국 스탠리-현실 과 타협하고 블랑쉬를 정신병원으로 보낸다. 고향의 집을 잃었다는 블랑쉬의 말에 '어떻게 된거'냐 라던지 블랑쉬를 병원에 보내고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냐고 하는 말이 난 아무것도 몰라, 나와 상관없어 라는 뜻으로 들린다. 그녀는 무엇으로 부터 그렇게 도망치고 싶었을까.
그리고 미치. 순수한 소년같은 이미지였는데 마지막엔 왜 그랬나여 -_-;;;;;;; 블랑쉬가 정숙하지 못한 여자였다는 걸 알게 되자마자 돌변;; 하긴 화났지만 난 순수하니까 용서함 ㅇㅇ 하면 극이 진행이 안되었겟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좀 별로인듯

3. 종옥님은 연극에서는 처음 뵈었는데 특유의 또박한 발음과 디테일한 연기들 -스탠리와 함께 있을때 의자 끝에만 살짝 걸쳐 앉는 거라던지- 가 좋았다. 더 다양한 작품에 뵙기를. 석준님은 보약이라도 드셔야 겠어요 ;;; 힘쓰는것 악쓰는것 그리고 먹는거-_-; 가 너무 많아서 체력소모가 크다! 주인공 3인방의 체력소모도 장난아닐텐데 스탠리는 더 많을 듯.  극 중간에 암전이 너무 길다는 평이 많았는데 아마 스탠리가 부수고 늘어놓은 소품들을 치우는 시간인것 같았음 ㅋ_ㅋ 지하님도 좋았음! 발성이 너무 좋아서 모든 대사를 흘리지 않고 다 들었다! 완전신기! 나머지 배우님들도 모두 수고수고~